
며칠이나 박혀있었더라. 세상의 일부를 뺏긴 후부터 도저히 움직이고 싶지 않아 집에 박혀있었다. 이틀을 꼬박 잤던 것 같다. 의미없는 시간이 지속되는동안 세상은 기다려주지않고, 변화가 일어났다. 듣기로는 뭐... 폐쇄한다던가? 오늘도 안 나오면 안된다는 동료의 재촉에 마지못해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는다. 빗에 부딪히지 않는, 아무것도 없는 귀가 어색해 몇번이고 빗질을 멈췄다.
빌런을 잡고자 한건 비단 내가 히어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중한 사람을 안다. 남겨진 물건을 안다. 그 물건의 유일무이한 가치를 알기 때문에, 그는 싸움에 나섰다. 허나 보란듯이 또 남겨진 물건을 뺏어가니, 참. 무기력해질 수 밖에. 귀걸이가 사라진걸 보이기 싫어 머리를 내려묶었다. 며칠만에 바깥을 나갔다. 차고 눅눅한 공기가 끼얹어지며, 그는 겨우 현실로 돌아왔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속에 남겨진 자이며, 남겨질 자이다. 유일무이한 삶의 연속 속에 조금이라도 의미있게 살아가기 위해 억지로 움직인다. 발을 움직이는 작자는 착하지도, 배려있지도 못하다. 그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존재였다. 허나 그 본질이 결국은 선행이라면 나쁘지 않겠지. 내가 울었던 세상에서 누군가는 눈물을 그치게 하기 위한 싸움을 하기로 했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